시장·상가 밀집 지역의 소규모 소음 지도 제작 프로젝트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작은 시장과 오래된 상가가 밀집된 구역이 있다. 이곳은 낮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밤에는 가게들이 문을 닫으면서 소음의 종류와 흐름이 크게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소리는 예상과 다르게 매번 다른 양상을 보였다. 어떤 날은 상가 뒤편에서 기계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리고, 또 어떤 날은 시장 입구에서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멀리까지 울렸다.

이 변화가 단순한 느낌인지, 실제로 구역마다 소리가 다르게 분포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시장·상가 밀집 지역의 소규모 소음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하기위해 시장과 상가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소음의 종류, 소리가 번지는 방향, 소음 발생 지점을 직접 기록해 소규모 소음 지도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이 글은 상가 밀집 지역의 소리를 실제로 들으며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리한 관찰 기록이다.

 

1. 소음 지도를 만들게 된 이유

시장과 상가는 다양한 소리가 한 공간에 겹치는 장소이기 때문에, 특정 구역에서 어떤 소음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이 구역의 소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원인에서 출발하는지 알고 싶었다.

 

2. 조사의 기본 기준

• 관찰 시간: 오후 2시 / 오후 6시 / 밤 9시
• 소음 분류: 사람 소리, 기계 소리, 교통 소리, 배기팬·냉장기 소음
• 관찰 지점:
  ① 시장 입구
  ② 상가 뒤편 골목
  ③ 시장 내부 통로
  ④ 상가 앞 큰길

나는 각 지점을 5~10분씩 멈춰 서서 소리의 방향과 종류를 확인했다.

 

1) 오후 2시 — 시장 운영 최성기, 사람 소리 집중 구간

시장 입구

• 소음 종류: 대화 소리 + 상인 호객 소리
• 소리 강도: 3/5
• 특징: 소리가 여러 방향으로 분산됨

시장 내부 통로

• 소음 종류: 사람이 걷는 발소리 + 자판대 진동음
• 강도: 2/5
  → 소리는 많지만 일정한 레벨.

상가 뒤편 골목

• 소음 종류: 냉장고 컴프레서 웅~ 하는 진동
• 강도: 2/5
  → 사람 소리는 거의 없음.

큰길

• 소음 종류: 차량 이동음
• 강도: 3/5

2) 오후 6시 — 상점 정리 시간, 기계음 증가

시장 입구

• 소리 종류: 짐을 옮기는 마찰음
• 강도: 2/5

시장 내부

• 소리는 줄었지만 자판대를 접는 금속성 소리가 증가
• 강도: 2/5
  → 특징: 일정한 간격으로 달그락 소리 반복.

상가 뒤편 골목

• 냉장·냉동기 작동음 증가 (온도 떨어지며 부하 증가)
• 강도: 3/5
  → 기계음이 시장보다 훨씬 크게 들림.

큰길

• 차량 혼잡 증가
• 소음 강도: 4/5

3) 밤 9시 — 가게가 모두 닫힌 후, 기계음 중심 소음 지도 완성

시장 입구

• 거의 정적
• 가끔 들리는 발걸음 소리만 남아 있음
• 강도: 1/5

시장 내부

• 환풍기 잔류음만 남아 윙— 소리가 반복
• 강도: 2/5

상가 뒤편 골목 (핵심 소음 지점)

• 냉동기·배기팬·압축기 소리가 겹쳐 가장 시끄러움
• 강도: 4/5
  → 소음의 대부분이 이 구역에서 집중적으로 퍼져나감.

큰길

• 차량 소리 감소
• 강도: 2/5

 

3. 소음 지도를 통해 확인한 구역별 특징

시장 입구

사람 소리가 많고 변화가 빠름. 기계 소음보다 사람 소리가 지배적.

시장 내부 통로

금속·진동 기반 소리가 일정하게 발생하는 구간.

상가 뒤편 골목 (소음 핵심 구역)

1일 중 대부분의 시간에서 기계 소음 중심.
냉장고·배기팬·압축기가 동시에 작동해 울림이 강함.

큰길

시간대 따라 차량 소음 변화가 가장 뚜렷함.

 

4. 소음 지도를 만들며 느낀 점

이 실험을 통해 소음이 단순히 시끄러움이나 조용함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 → 기계 → 차량 순서로 구조적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상가 뒤편 골목처럼 사람이 없는 공간이 오히려 소음이 많은 지점 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다음에는 주말·비 오는 날·야시장 운영일 같은 날의 소음 패턴도 비교해볼 계획이다.